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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을 입고 진흙탕으로? 독일 ‘진흙 축구 대회’ 체험기 독일 하면 떠오르는 건 대개 맥주 축제, 바이에른의 고성, 질서정연한 도시 이미지일 것이다. 하지만 북부 해안의 작은 마을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엉뚱하고도 유쾌한 광경이 펼쳐진다.바로 바다의 밀물과 썰물로 생긴 넓은 갯벌 위에서, 사람들끼리 진흙 범벅이 되어 공을 차는 진흙 축구 대회가 그것이다.심지어 참가자 중 일부는 정장을 차려입거나 웨딩드레스를 입고 경기에 임하기도 한다.도대체 왜 이런 축제가 생겨났고, 사람들은 이토록 열정적으로 진흙 속을 누비는 걸까? 갯벌 위에 펼쳐지는 열기 진흙 축구 대회의 시작이 기상천외한 축제는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 홀슈타슈 주의 브룬스뷔텔이라는 작은 항구 도시에서 열린다.이 축제는 2004년 한 지역 방송국 기자가 갯벌 보존과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시작한 .. 2025. 6. 30.
도끼 들고 나무 자르기 대결? 캐나다 벌목 대회 축제 속으로 광활한 삼림 지대를 품은 나라, 캐나다. 전체 국토의 약 40%가 숲으로 덮여 있을 만큼, 캐나다는 오랜 세월 자연과 공존해온 벌목 문화의 중심지였다.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온타리오, 퀘벡, 뉴펀들랜드 등지에서는 숲이 단순한 생태계의 일부를 넘어 삶의 터전이자 경제적 기반이었다.19세기 중반부터 본격화된 벌목 산업은 수많은 이민자 가정의 생계를 지탱했고, 이들이 숲에서 겪은 고된 삶은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도끼질로 하루를 열고, 나무와 함께 숨 쉬며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캐나다 문화 곳곳에 녹아 있다.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탄생한 것이 바로 벌목 대회 축제다. 캐나다 각 주마다 지역색이 묻어나는 벌목 대회가 열리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매년 여름 퀘벡 .. 2025. 6. 30.
바다 위의 꽃 전쟁 인도네시아 사라토리 꽃 축제 인도네시아는 수천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답게, 섬마다 고유의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숨겨진 진주처럼 알려지지 않았지만 점점 입소문을 타고 있는 축제가 있으니, 바로 동누사뜽가라 지역 사라토리 섬에서 열리는 사라토리 꽃 축제다. 바다에서 피어나는 꽃의 향연 사라토리의 전설과 축제의 시작이 축제는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우기와 건기의 경계에서 열린다. 자연이 가장 푸르고 생명력 넘치는 시기, 이 작은 어촌 섬은 온통 꽃과 향, 그리고 바다의 빛깔로 물들여진다. 축제의 기원은 수백 년 전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서 비롯된다. 전설에 따르면, 사라토리의 바다에는 한 여신이 살았고, 그녀는 전쟁과 분열로 황폐해진 섬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하늘에서 수천 송이의 꽃을 뿌렸다고 한.. 2025. 6. 30.
바람과 모래가 만든 예술 – 미국 사막 예술 축제 탐방기 미국 네바다 주 블랙 록 사막. 해발 약 1,200미터, 바람은 거칠고 대지는 메마른 이 황량한 공간에 매년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곳은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버닝맨, 즉 사막 예술 축제가 열리는 장소다. 단순한 음악 축제도, 미술 전시도 아닌 이 특별한 행사는 예술, 자율, 공동체, 탈상업주의, 자기 표현을 핵심 가치로 삼는 독창적인 실험 공간이자 축제다.버닝맨은 1986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해변에서 시작됐다. 처음엔 단 20여 명이 모여 불타는 나무 인형을 태우는 소규모 퍼포먼스였지만, 시간이 흐르며 규모와 철학이 진화했고, 결국 지금은 매년 7만 명 이상이 사막에 모이는 거대한 문화 현상으로 성장했다.행사 기간 동안, 이 광활한 사막 위에는 단 1주일만 존재하는 임시 도시인 블랙 록 시티.. 2025. 6. 29.
토끼와 함께 춤추는 도시? 독일 ‘토끼 축제’ 체험기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의 작은 도시 오스터브룬. 매년 봄이면 이곳은 사람과 토끼가 함께 거리를 누비는 유쾌한 축제의 무대로 변신한다. 이름하여 토끼 축제, 즉 부활절 토끼 축제다.이 축제는 본래 부활절 전통과 지역 농업 문화가 결합되어 발전한 행사로, 오랜 세월을 거쳐 독특한 형태의 지역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오스터브룬이라는 지명도 독일어로 부활과 샘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가 합쳐진 이름인데, 실제로 이곳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부활절 토끼 축제를 열어온 마을로 알려져 있다.축제는 매년 3월 말부터 4월 초, 부활절 연휴에 맞춰 열리며, 도시 전체가 토끼의 나라처럼 꾸며진다. 거리 곳곳에는 토끼 조형물과 장식이 설치되고, 사람들은 귀여운 토끼 복장을 하고 퍼레이드와 공연에 참여한다. 단순한 테마 축제를 넘.. 2025. 6. 25.
거대한 팬케이크 뒤집기 대회 – 영국 ‘팬케이크 축제’ 현장 보고 영국의 팬케이크 축제는 단순한 음식 행사가 아니다.매년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 화요일에 맞춰 열리는 이 축제는 천 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종교적, 문화적 행사로, 영국 전역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런던과 올니라는 작은 마을에서는 이 날을 맞아, 모두가 달리고, 뒤집고, 웃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팬케이크를 손에 들고 거리 위를 질주하는 이 놀라운 축제는 이제는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영국의 대표적인 기묘한 축제 중 하나다. 팬케이크 데이는 본래 사순절 시작 전 기독교 신자들이 금식을 준비하며 기름, 계란, 우유 등의 식재료를 소진하던 날에서 유래한다. 당시 사람들은 이 재료들로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으며 고기 없는 날들을 준비했는데, 이것이 시간이 흐르며 축제의 형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제는 종교적.. 2025.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