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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을 껴안은 도시 – 스페인 ‘불꽃의 축제 파야스’ 불의 도시로 변신하는 발렌시아스페인의 동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도시 발렌시아. 평소에는 오렌지 향이 가득한 온화하고 아름다운 해안 도시이지만, 매년 3월이 되면 이곳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뀝니다. 온 도시가 불꽃과 굉음,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뒤덮이는 파야스 축제가 열리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축제는 마치 중세와 현대, 전통과 풍자가 하나의 무대 위에서 폭발하는 듯한 문화적 카오스를 만들어냅니다. 파야스 축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계적으로 독특한 불의 축제입니다. 기원은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목수들이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며 더 이상 필요 없는 나무 받침대를 태우던 관습에서 시작됐다고 전해집니다. 여기에 인형을 얹어 불태우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조형적이고 예술적인 성격.. 2025. 6. 15.
진흙 속에서 자유를! – 한국 보령 머드 축제 체험기 바닷가 마을에 진흙 폭풍이 몰아치다여름이면 한국 충청남도 서해안의 작은 해변 도시, 보령은 평소의 한적한 모습을 벗고,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이색적인 축제의 장으로 변모합니다. 바로 보령 머드 축제가 열리는 시기입니다. 이 축제는 단순한 지역 이벤트를 넘어, 지금은 전 세계인이 참여하는 글로벌 축제로 성장했습니다. 보령 머드 축제는 1998년에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보령시는 지역 특산물인 머드(진흙)의 효능을 알리고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 축제를 기획했는데, 그 시작은 매우 소박했습니다. 하지만 예상 외로 진흙이라는 이색 소재,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의 무더운 여름에 어울리는 시원한 물놀이 콘셉트가 입소문을 타면서 순식간에 인기를 끌었고, 지금은 20만 명 이상이 .. 2025. 6. 15.
고양이에게 절하는 날 – 일본 ‘이와고네코 축제’ 리포트 고양이 마을, 이와고시를 아시나요?일본 히로시마현의 작은 항구 도시, 이와고시는 단순한 시골 마을이 아닙니다. 이곳은 고양이들의 성지, 혹은 냥이들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길고양이와 사람의 공존을 일상으로 삼고 살아가는 곳입니다. 이 작은 도시는 고양이를 단순히 반려동물로 대하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마을의 주민이며, 때로는 신과 같은 존재로까지 여겨집니다.그리고 매년 봄이 되면 이와고시에는 수백 명의 고양이 신자들과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아주 특별한 축제, 이와고네코 마츠리, 즉 이와고 고양이 축제가 열립니다. 이 축제의 콘셉트는 단순합니다. 고양이를 숭배하라. 고양이와 함께 웃고, 쉬고, 먹고, 기도하라. 처음 이 축제를 들었을 때는 단순한 고양이 이벤트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을 방.. 2025. 6. 14.
가면 뒤의 미스터리 – 베네치아 가면 축제 속 진짜 이야기 안개 낀 운하 속, 가면의 축제가 시작되다이탈리아 북부의 물의 도시, 베네치아. 이곳은 수로와 곤돌라, 유리 공예로 유명하지만 매년 초봄이 되면 도시 전체가 전혀 다른 세계로 변신한다. 바로 베네치아 카니발,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가면의 향연이다.베네치아 카니발은 매년 사순절(부활절 전 40일 금식 기간)이 시작되기 전 약 2주 동안 열리며, 도시 전체가 중세와 바로크의 환상적인 분위기로 물든다. 축제가 열리는 동안에는 운하가 반짝이는 조명으로 물들고, 골목마다 가면과 망토를 쓴 사람들이 등장해 시공간을 초월한 연극 무대처럼 보인다.하지만 이 축제는 단지 화려한 가장행렬 이상의 것을 품고 있다. 수세기 전부터 이어져 온 이 전통에는 사회적, 정치적 의미와 함께 당시 베네치아인의 삶과 욕망,.. 2025. 6. 14.
풍선이 터지면 사랑이 시작된다? – 멕시코 풍선 축제 현장 하늘을 수놓는 풍선의 향연 – 레온 국제 열기구 축제란?멕시코는 열정적인 마리아치 음악과 타코, 그리고 축제의 나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축제 중에서도 하늘을 가장 아름답게 장식하는 축제가 있다면, 단연코 레온 국제 열기구 축제가 아닐까 합니다. 매년 11월, 멕시코 중부의 도시 레온에서는 3일간 약 200개 이상의 열기구가 동시에 하늘로 떠오르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이 축제는 2002년 단 13개의 열기구로 시작해 현재는 전 세계 20여 개국의 열기구 팀과 수십만 명의 관람객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성장했습니다. 멕시코는 물론 중남미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세계적으로도 3대 열기구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축제의 중심 장소는 레온의 메트로폴리타 공원으로, 이른 새벽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 2025. 6. 14.
얼음으로 만든 도시 속 하루 – 중국 하얼빈 국제 얼음축제 탐방기 1. 시베리아 찬바람 속에서 피어난 환상의 도시중국의 북동쪽,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도시 하얼빈.이곳은 한겨울이면 기온이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의 땅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추위 덕분에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환상적인 축제가 열립니다. 바로 하얼빈 국제 얼음축제입니다.1985년부터 시작된 이 축제는, 매년 1월 초부터 2월 말까지 약 두 달간 열리며, 10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겨울 축제 중 하나입니다. 특히 대표 행사장인 ‘빙설대세계는 무려 6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공간에 얼음으로 만든 궁전, 탑, 다리, 성당, 미끄럼틀이 조성되어 마치 현실과 판타지가 뒤섞인 듯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이곳에 처음 발을 들인 순간, 나는 단숨에 동화 속 도시로 걸어 들어온 느낌이.. 2025. 6. 13.